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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조사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 중 하나는 바로 발화지점을 정확하게 판정하는 것입니다. 발화지점은 화재의 기원과 원인을 규명하는 출발점이 되며, 그 지점을 정확히 찾아내는 것은 화재조사의 성공 여부를 좌우합니다. 발화지점 판정은 다양한 과학적 방법과 경험 등을 바탕으로 이뤄지며, 화재의 진행 경로와 그에 따른 화재 잔해물의 탄화 상태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결정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발화지점을 판단하는 데 있어 주요 기준과 이에 대한 조사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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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사항

 

1. 발화지점 판정의 중요성

발화지점은 불이 처음 시작된 위치를 의미하며, 이를 정확히 규명하는 것은 발화요인을 밝히는 데 있어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발화지점이 정확히 판정되지 않으면, 화재의 원인을 잘못 추정하게 되어 방화, 전기적 요인, 기계적 결함 등과 같은 중요한 단서를 놓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화재조사관은 발화지점을 정확히 식별하기 위해 다양한 과학적 증거를 활용해야 합니다.

2. 발화지점 판정 기준

발화지점 판정은 여러 가지 기준에 따라 이루어집니다. 화재 현장에서는 연소 패턴, 연소 잔해물 분석, 발굴 및 복원, 피해 정도, 목격자의 증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불이 시작된 지점을 찾아냅니다. 다음은 발화지점 판정에 사용되는 주요 기준들입니다.

(1) 연소 패턴 분석

화재 현장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사용되는 방법은 연소 패턴 분석입니다. 불길은 일정한 방향성을 가지고 퍼져나가며, 그로 인해 발생한 탄화 형태와 그을음 패턴을 분석하면 화재의 출발 지점을 추적할 수 있습니다.

V자 패턴: 발화지점 주변의 연소된 표면에서 흔히 나타나는 패턴으로, 불이 상승하면서 남긴 흔적입니다. V자의 모양이 뚜렷할수록 발화지점에 가까운 위치를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V자의 아래쪽이 발화지점에 가까운 부분입니다. 하지만 화재가 전체적으로 확대되어 건물 전체가 연소되었다면  V자 패턴을 찾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수열 흔적 분석: 불길이 닿은 물체의 열손상을 분석하여, 가장 심하게 탄 부분이 불이 시작된 곳일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불이 집중된 지점이나 주변 물질의 탄화 상태를 분석하여 발화지점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수열을 받은 강도에 따라 불이 시작된 지점을 판단할 수 있지만 개구부의 존재 여부, 화재하중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화재현장에서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해야 합니다.

(2) 연소 잔해물 및 손상 정도 분석

화재 현장에서 남아 있는 연소 잔해물을 분석하는 것도 발화지점을 판정하는 중요한 방법입니다. 물질이 불에 타는 과정에서 남긴 흔적을 통해, 불이 시작된 지점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그을음과 탄화물: 발화지점에서는 일반적으로 가장 많은 그을음과 탄화물이 발견됩니다. 특히, 불이 처음 시작된 지점에서 강한 열에 의해 형성된 깊은 탄화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발화지점을 특정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물체의 탄화 깊이가 낮은 곳에서 깊은 곳으로 확인하면서 발화지점을 찾아야 합니다.

연소 잔해물 화학 분석: 발화지점에서 발견된 잔해물을 화학적으로 분석하여, 그 물질이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어떤 가연성 물질이 있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유류화재의 경우, 연소 후 남은 기름 성분을 통해 발화지점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단, 석유화학물질로 만들어진 플라스틱, 장판 등이 연소하면 잔해물에서 유류성분이 검출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3) 물리적 피해 범위 및 깊이 분석

발화지점은 가장 오래 시간 동안 화재에 노출되기 때문에 열 손상을 크게 입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현장의 물리적 피해 범위와 깊이를 분석하여 발화지점을 판정할 수 있습니다.

피해 깊이 비교: 화재 현장에서 여러 지점의 탄화 정도를 비교하여, 가장 심한 피해를 입은 지점을 발화지점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목재 구조물이 많이 탄 부분이면 탄화심도를 측정해서 연소 경로를 파악하고, 금속이 녹아내린 부분은 금속의 만곡 형태를 파악하여 발화지점을 추론할 수 있습니다.

피해의 일관성: 화재로 인한 손상 정도가 불균일하게 나타날 경우, 피해가 집중된 부분을 발화지점으로 판정할 수 있습니다. 불길은 일반적으로 발화지점에서 가장 강하게 영향을 미치며, 그 주변으로 퍼져나가면서 점차 피해가 감소하는 방향성을 나타냅니다. 단, 개구부와 가연물의 존재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3. 발화지점 판정 시 유의사항

발화지점을 판정할 때는 여러 가지 외부 요인을 고려해야 합니다. 화재가 진행되면서 나타난 다양한 요인들이 발화지점 판정에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화재조사관은 이러한 요소들을 신중하게 분석하고 반영해서 발화지점을 판단해야 합니다.

(1) 소화 활동에 따른 화재현장의 훼손

소방관들이 화재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화재 현장을 크게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물이나 소화약제의 사용하거나 화재진압 과정에서 물건을 이동 및 외부로 반출하기 때문에 발화지점 주변의 증거가 손상되거나 지워질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발화지점을 찾는 데 어려움이 생길 수 있으므로, 소방 활동 기록을 참고하여 소화 작업이 시작되기 전의 상태를 추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재발화 현상

재발화 현상은 이미 불이 꺼진 후 다시 불길이 올라오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재연소는 발화지점 판정에 혼란을 줄 수 있으며, 특히 화재가 장시간 지속된 경우 여러 지점에서 재발화가 발생할 수 있는데 발화지점을 혼돈할 수 있는 독립된 연소 패턴을 보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현상이 조사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화재의 연소 패턴과 방향성을 면밀히 분석해야 합니다.

(3) 구조적 요인

건물이나 구조물의 형태와 재질에 따라 화재의 확산 경로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바람의 방향이나 문, 창문의 개방 상태에 따라 불길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번질 수 있으므로, 이러한 구조적 요인을 고려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특히, 주택에서 발생한 화재의 경우 관계자가 화재를 인지하고 외부로 대피할 때 출입문을 열어둔 상태로 피난하였다면 화재의 연소 경로와 탄화심도는 출입구 쪽으로 집중될 수 있다는 것을 참고해야 합니다.

 

발화지점 판정은 화재조사에서 매우 중요한 단계로, 다양한 증거와 과학적 방법을 종합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연소 패턴, 연소 잔해물 분석, 물리적 피해 범위, 목격자 증언 등을 통해 발화지점을 정확히 추정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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